일본 식품업계의 대세, 주목받는 협동로봇
자료제공 :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KOTRA
KOTRA가 일손 부족이 만연한 일본 기업의 생산 현장에서 사람과 안전하게 함께 일할 수 있는 협동로봇(Collaborative Robots)의 도입 추진을 시작한 일본 현지의 분위기를 전달하기위해 이 글을 작성했다.
일본에서 협동로봇이 기존 로봇과 다르게 주목을 끈 이유는 바로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다는 점으로, 협동로봇 도입이 필요한 일본의 사회상, 협동로봇을 실제 도입한 곳과 도입하기까지의 과정 등을 자세히 알아보자.
일본 '협동로봇'의 키워드는 경박단소(輕薄短小)
협동로봇은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으로 ‘경박단소(輕薄短小)’라는 키워드로 그 특징을 설명할 수 있다.
‘경박단소’의 한자어 의미를 협동로봇의 특징에 맞추어 구체적으로 풀어보자면, 작업자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가벼울 경, 輕), 로봇이 생소한 사람일지라도 다룰 수 있다는 것(엷을 박, 薄), 단기간에 생산라인을 가동할 수 있는 것(짧을 단, 短), 작업공간을 줄여주는 것(작을 소, 小)으로 나눌 수 있다. 기존의 산업용 로봇은 위험하기 때문에 울타리처럼 한정된 공간에서만 사용해야 했지만, 협동로봇은 힘이 약해 안전하고 울타리가 필요하지 않아 공간 절약이 가능하며,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장점으로 꼽힌다.
산업 분야 역시 ‘경박단소’를 살린 업계에서 우선적으로 협동로봇 보급이 가속화돼 가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급성장하고 있는 정밀 기계나 전기·전자 기계 등의 산업이 ‘경박단소형’ 산업이라 불리며, 종래의 장치형 기초 소재 산업이나 조선업 등을 ‘중후장대형’ 산업으로 칭할 수 있다.
기존 산업용 로봇은 이른바 ‘중후장대(重厚長大)’한 제품을 다루는 현장이나 대량 생산을 목적으로 했지만 최근 ‘다품종 소량 생산’ 흐름에 따라 생산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사람과 함께 일하는 로봇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선진국에서는 노동인구가 감소한 것과 신흥국에서 임금이 상승하는 등 여러 요인들이 로봇의 수요 증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추측된다.
식품제조업계에서 주목하는 협동로봇
기존 산업용 로봇을 사용했던 기계, 자동차, 가전제품 등의 생산 현장뿐만 아니라 식품제조업계에서도 협동로봇 도입 시도를 시작했다.
로봇과는 인연이 없던 업종인 대형 덮밥체인점 ‘요시노야’가 주방 식기 세척·정리 작업을 위한 협동로봇을 도입한 것이 일본 내에서도 주목받았다.
국제적으로 비교해보면 일본은 이전부터 노동생산성이 낮다고 지적돼 왔던 국가로, 특히 식료품 제조업은 제조업 평균을 밑도는 임금으로 대표적인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여겨져 왔다. 자연스레 경제성장의 관점에서도 식품업의 생산성 증대는 국가적인 관심사였다.
기존의 산업용 로봇은 식품 등 생산라인에 적합하지 않아 도입이 이뤄지지 않았었는데, 그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협동로봇이다. 산업용 로봇은 사고 방지용 펜스 설치 등이 필수로, 설치와 조정에 긴 시간이 필요한데, 식품은 소비 기한이 짧고 단기간에 라인 재검토가 필요한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에 그때마다 로봇을 이전하는 등의 수고와 비용이 들어 로봇을 도입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단점을 극복해내고 인간과 협동할 수 있는 로봇의 등장으로 인해 노동집약형 산업인 식품 제조업 및 요식업에서 심각한 인력난을 해소해주는 구세주로 업계 전체가 협동로봇을 주목하고 있으며, 그 도입에도 적극적인 것으로 기대된다.
로봇의 도입이 필요한 일본의 식품제조업계
2016년 식품 공업의 일본 국내 판매액은 5214억 엔으로 4년 전 대비 18% 증가세를 보였다.
공작기계 일본 국내 시장 규모가 5305억 엔으로 집계된 것에 비교해보면, 일본 대표 산업으로 불리는 공작기계 시장에 맞먹는 규모로 성장 중인 일본의 중요 산업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산업의 중요성에도 저출생·고령화가 확연한 일본 사회에서는 시급 2000엔을 지급해도 식품제조 현장에는 인력이 모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덴소, 파낙, 야스카와 전기 등 산업로봇 업체도 새로운 유망시장으로서 식품제조업계용 로봇 판매를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 되었다.
향후 타 업종의 대기업 등도 고객에게 매력적인 신기술 개발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 식품 산업의 생산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협동로봇의 식품제조 현장 도입 사례
- 식품을 재빠르게 선별하는 기계를 개발한
‘오므론’
오므론이 개발한 협동로봇은 컨베이어벨트 위에서 흘러가는 대량의 고로케 중 상품가치가 있다고 판단된 것을 잡아 다른 라인으로 옮기는 작업을 1분에 60개나 해낸다. 모양이 망가지기 쉬운 고로케를 빠르게 온전히 옮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오므론은 2015년 미국의 산업로봇회사 ‘Adept Technology’를 매수했고 현재는 로봇을 활용한 식품용 컨베이어의 피킹시스템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지금까지 연구해 온 화상 센서나 모터 제어 등 원천기술을 결집시킬 수 있었기 때문에 높은 성능의 협동로봇을 만들 수 있었다. 신형로봇은 튀김, 만두 등 대부분의 가공품을 선별해 옮길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식품 공장에서 사용될 전망이다. 오므론은 신선식품이나 크기가 제각각 다른 가공된 야채 등 다루기 어려운 식품까지 취급대상을 확대해 인력 부족이 심각한 신선식품 가공공장에서 실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피자부터 도시락까지 생산라인을 변경하지 않고 작업하는
‘가와사키 중공업(川崎重工業)’
가와사키 중공업에서 개발한 양팔 로봇 ‘duAro’는 사람과 함께 동일 생산 라인에서 작업 가능하다. 편의점 도시락을 만들 때는 반찬을 담고 밥 위에 참깨를 뿌리거나 뚜껑을 닫는 등의 다양한 행동을 사람처럼 양팔을 이용해 작업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산업용 로봇이 식품 공장 같은 곳에서 사용되려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부적합하다고 여겨져 왔지만, ‘duAro’는 손목 부분이 가볍고 부드러운 수지로 덥혀있어 안전 울타리를 설치할 필요가 없으며, 프로그램 재설정만으로도 다른 작업에 바로 투입시킬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duAro는 자동차, 전기 등 산업용으로 개발됐지만 편의점 주먹밥 포장용으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2000대 이상의 판매고를 세웠다. 가격이 280만 엔으로 비싸지 않아 향후 패스트푸드점과 같이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는 식품업계에서 주로 사용되는 로봇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타 업종과 중소기업에서도 식품제조기계에 개발에 적극 참여, 대표적인 기업인 ‘씬서매크’
일본 식품기계업계는 중소기업이 대부분으로 고객의 요구에 섬세하게 대응하는 전용기계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최근 타 업종의 중소기업이 진출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정밀부품 가공기계 등을 다뤄온 씬서매크는 감자 '싹 자동제거기'를 훗카이도 국립종합연구기구와 함께 공동 개발해 발표했다.
껍질을 벗긴 감자를 2개의 카메라가 포착한 후 주위보다 진한 갈색인 부분이 싹이라고 판단되면 로봇 팔에 부착된 1분에 2000번 회전하는 지름 1센티 드릴로 제거하는 원리이다. 시범 가동한 결과 일반 감자의 경우 1시간에 900개 정도 처리할 수 있어 사람 10명분의 작업을 기계 1대로 대체가 가능한 것이다.
씬서매크는 아이신 정밀기계 그룹 등 수많은 유력 고객을 보유한 높은 기술의 정밀가공기계 제조업체이다. 30년 전부터 수요가 있었던 ‘싹 자동제거기’를 로봇과 화상처리기술의 진보를 통해 드디어 실현해낸 만큼 올해 안으로 실용화할 예정이다.
협동로봇 시장의 시사점
일본은 업무추진 환경 상의 문제 등 여러 이유로 지금까지 기존의 산업용 로봇을 도입할 수 없던 업계와 노동 생산성 부족, 임금 상승과 인력 부족에 시달리던 식품제조업과 같은 업계가 적극적으로 협동로봇 도입에 나서기 시작한 분위를 보이고 있다.
식품제조업체와 같은 사용자 측면에서도, 로봇을 제작·개발하는 공급자 측면에서도 새로운 방향성의 협동로봇이 새로운 식품 제조기계 시장을 형성해낸 만큼 시장 활성화와 확대가 더욱 기대되는 상황이다.
기존의 ‘중후장대(輕薄短小)’한 로봇과 달리 ‘경박단소(重厚長大)’한 협동로봇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공간 절약도 가능하며 안전성, 기동성도 모두 갖추었기에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과 실제 사업장 등에서 도입을 검토 중이다.
저출생·고령화가 만연해져 가는 산업 고도화 선진국들은 사회구조적으로 점차 일본과 같이 일부 산업에서는 임금 상승에도 고질적인 인력 부족, 낮은 노동생산성에 시달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협동로봇의 수요는 일본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로 확대될 전망이다.
인력 부족, 임금 상승 등 식품제조업계의 고민은 결코 일본 국내 업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인건비가 급등하는 아시아 등 해외에서도 일본식 ‘장인의 기술’을 응축시킨 식품제조용 협동로봇은 세계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