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에 버금가는 정렬도를 가진 액정
자료제공 : KAIST 윤동규 교수, 김한임 박사
KAIST 나노 과학 기술 대학원 윤동기 교수 연구팀이 유동적으로 움직이는 액정 재료들을 금속과 같이 단단한 결정처럼 움직이지 않게 만드는 3차원 나노패터닝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앞으로 유기 분자 기반의 나노 재료를 활용하는 기술에 다양하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기술은 수십 나노미터 수준의 제한된 공간에서 액정 분자들의 자기조립(self-assembly) 현상을 유도해 이뤄지는데, 이는 승강기 안에 적은 수의 사람들이 있다가 많은 사람이 탑승하면서 빽빽하게 자리를 차지하는 현상과 비슷하다.
액정 재료의 한계를 극복하다
액정 재료는 손쉬운 배향 제어, 빠른 반응 속도, 이방적(anisotropic)인 광학 특성 등으로 인해 액정표시장치(LCD), 광학 센서 등에 이용되는 대표적인 유기 소재이다. 그러나 액정 재료는 물풀과 같이 유동적으로 흐르기 때문에 구조의 제어가 어렵고 안정적이지 않아 활용 범위가 제한적 이었다.
그림 2는 순수 NOBOW(좌측)와 5CB(중앙)를 50:50 비율로 섞은 혼합물(우측)인 EtOH 가운데에서 5CB를 선택적으로 제거한 후의 모습을 알아보기 쉽게 그려낸 것이다.
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액정 재료가 들어 있는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2차원의 한정된 공간을 위아래 옆, 사방에서 눌러주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게스트(guest) 역할의 액정물질과 상호작용하는 호스트(host) 물질을 3차원적 나선형의 나노 구조체로 제작함으로써 효과적으로 게스트 액정물질을 제어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렇게 공간 자체를 줄이게 되면 유동적으로 흐르는 액정 물질조차 마치 고체처럼 단단해지는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3차원 나노패터닝의 개발
전 세계적으로 나노기술 분야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실용화를 위한 응용연구가 반도체, 디스플레이, 광학소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져왔다. 플레쉬 메모리를 포함한 디지털기억소자, 광학소자, 바이오/유기재료 디바이스, 고집적 나노시스템 및 기능성센서 등 다양한 기능성 나노디바이스를 개발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핵심기술 중 하나가 나노패터닝 기술이다.
기존 연구가 단순히 2차원의 고정된 공간을 한정적으로 이용했다면 이번 연구는 고정된 공간을 인위적으로 조절함으로써 그동안 존재하지 않던 좁은 공간을 3차원적으로 구현한 것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냉각이나 건조 등의 추가 공정 없이도 유기액정재료를 금속 결정상에 버금가는 배열로 3차원 공간에 균일하게 제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새로운 개념의 액정 기반 3차원 나노패터닝 기법을 개발할 수 있고, 전기 및 자기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액정 소재의 고유 성질과 융합하면 고효율의 광전자 소자 개발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현재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에 사용되는 단순한 선과 면 형태의 2차원 패터닝을 탈피해 고차원 구조 중 가장 구현이 어렵다는 나선 형태도 쉽게 제조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향후 카이랄 센서, 차광소재, 분리막 등 광범위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 대해 “유동적인 액정소재의 배향, 배열 정보를 3차원 공간에 완벽하게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액정 물질 뿐 아니라 다양한 유기 분자로 구성된 나노 구조체를 한정된 공간과 재료의 상호작용을 이용해 손쉽게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다.”라고 소개했다.
윤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원천기술을 이용하면 현재 사용되는 2차원적 광식각 공정(Photolithography)에 비해 10배 이상 제작 과정을 간소화시킬 수 있다. 현재 기술로 구현이 어려웠던 복잡한 구조를 최초로 만듦으로써 반도체, LCD 등 관련 분야에서 신 성장 동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한임 박사가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의 자매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 2월 10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향후 유기 분자 기반의 나노재료를 활용하는 기술에 다양하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